본문 바로가기

HORROR

(47)
[공포자료] SELFIE (깜놀주의)
[공포자료] 마네킹 마을
민감한 생물 도시의 어느 큰 빌딩. 1층에는 상점가가 있고, 지하에는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있다. ​ 그 아래층은 주차장이고, 2층부터는 사무실로 쓰고 있다. ​ ​ ​ 낮에는 바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 차지만, 지금은 심야. 어둡고 아주 조용하다. 청년은 이 빌딩의 경비를 맡고 있다. ​ 정기적으로 내부를 순찰하며, 화재나 도난 등을 감시하는 것이 그의 의무. ​ 어느 복도든, 어느 방이든 지금은 작은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 정적, 그 자체다. 그의 발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는다. ​ 밑 창이 고무로 된 구두를 신고 있기 때문이다. ​ ​ ​ 게다가 또각또각 하고 구두 소리가 나면 자신도 어쩐지 으스스해지고, ​ 수상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소리를 듣고 숨어버릴 수도 있기 때 문이다. ​ ​ 그러다 ..
[레딧] 다리저는 여자 처음에 넌 고르지 못한 발걸음 소릴 들을거야. ​ 스윽 ​ 또각 ​ 스윽 ​ 또각 ​ 그럼 넌 그녀가 네 뒤에 있다는 걸 알게 되지. 그녀의 왼쪽 구두 굽은 부러져 있고, 그녀는 걸음마다 그걸 땅에 끌지. 온전한 그녀의 오른발이 내는 뾰족한 또각 소리와 아주 대비될 거야. ​ ​ ​ "도와줘요" 그녀는 속삭여. 다급하고, 비통한 애원이야. ​ ​ ​ "제발, 전 다쳤어요. 도와줘요!" ​ 돌아보지마, 그때 그녀가 널 잡을테니. 도망치지마, 그래도 그녀는 널 잡을거야. 하지만 이번엔 더욱 고통스럽게 하겠지. ​ ​ ​ 어쨌거나 최소한, 이건 헛소문이다. ​ 모든 작은 마을에, 이런 이야기는 하나 쯤 있기 마련이다. 시골 지역의 괴담. 누구나 알고, 사실이라고 맹세한다. 왜냐고? 그들의 누이의 가장 친한 친..
[레딧] 욕조 속의 소녀(약혐) "욕조 속의 소녀가 누구에요?" ​ ​ ​ 네 살 배기 딸 제시카의 달콤한 목소리가 복도에서부터 물어왔다. 난 당황했다. 아이가 순진하게 인터넷에서 아무거나 누르다가 포르노 광고를 봐 버렸다고 생각했다. ​ ​ ​ ​"절대! 그거 클릭하지 마라, 아가야!!" ​ ​ ​ 난 소리치고, 싱크대 아래에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면서 이마를 부엌 수납장에 호되게 부딪혔다. 공포가 내 혈관에 아드레날린을 부어 넣었고, 난 거실로 뛰쳐 들어갔다. ​ 난 아이가 들고 있는 아이 패드에 이미 저속한 사진들이 떠올랐고, 제시가 눈을 크게 뜬 채 야한 사진들을 봐 버렸을 거라 예상했다. ​ 아내와 난 제시에게 태블릿을 주말에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해 주었고, 토요일 아침에 만화들을 보는 건 약간의 보상 같은 거였다. 우린 아..
방해물 끼익...끼익... ​ ​마루가 삐걱거리는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캄캄한 방 안, 째깍 째깍 시계 바늘 소리가 들린다. ​ 끼익... ​ ​또 들렸다. 그 소리는 아무래도 방밖에 있는 복도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문을 바라보니. ​ ​ ​ "...어라?" ​ ​ ​ 자기 전에 닫아두었을 문이 몇 센티 정도 열려 있다. ​ ​ ​ "이상하네..." ​ ​ ​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천천히 문쪽으로 향했다. 문을 닫으려고 손잡이에 손을 댄 그때 ​ ​ ​ 끼익... ​ ​ ​ 똑똑히 들린 그 소리에 나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잡은 문 손잡이에서 슬며시 손을 떼고 문 틈으로 조용히 복도를 엿보았다. ​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복도. 거기에 무언가가 서 있었다. ​ 그 그림자가 천..
창고와 할머니 이 이야기는 2년전 갑자기 떠오른 내 유년의 기억이다 이것 때문에 친척들이 다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 나 - 친가에 있는 집에 창고가 있다 나는 그 안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나게 됐다 그러다 명절 때 마다 나는 몰래 그 창고 안에서 할머니와 함께 얘기를 했었다 할머니는 인사할 때 자기가 여기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고 나는 약속을 지켰고 이 일은 몇 년 동안 반복되었다 그런데 어느 해 부터 인가 기억이 없다 그 창고에 있던 할머니라는 존재조차 잊어버렸다 거의 8년 동안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이 잊고 있다가 제 작년에 갑자기 그 할머니 기억이 문득 나게 되고 추석에 내려가서 창고를 확인했다 그 할머니는 없었다 생각해보니 낯선 할머니가 우리 친가에 산다는 것도 이상했다 이 당연한 생각을 거의 십 몇 년 만에..
집은 잘 골라야한다 “집은 진짜 잘 골라야 한다, 너.” 이사할 계획이라는 나의 말에 그릇에 고개를 처박고 국밥을 들이키던 진수 놈이 한 말이다. 그래 그래,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김치를 자르는데 또 다시, 집은 진짜 잘 골라야 해, 하고 강조해온다. 평소에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우유부단하고 유들 유들한 녀석이 집 이야기만 나오면 정색을 한다. 이 것은 몇 년 전에 진수가 겪은, 그 집에서의 그 제법 오싹한 경험 탓일 터다. 진수와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같은 동네서 나고 자라 어릴 때는 나뭇가지를 들고 골목을 누비던 동료였고 좀 자란 후에는 동네 피시방에서 생과 사를 함께하는 전우가 되었다. 진수 녀석과 나가 놀 때면 진수의 아버지가 용돈을 두둑하게 쥐어주시곤 하셨다. 아저씨는 좋게 말하면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