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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생물

horror

by a u t u m n 2023. 8. 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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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어느 큰 빌딩. 1층에는 상점가가 있고, 지하에는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있다.



그 아래층은 주차장이고, 2층부터는 사무실로 쓰고 있다.







낮에는 바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 차지만, 지금은 심야. 어둡고 아주 조용하다.

청년은 이 빌딩의 경비를 맡고 있다.



정기적으로 내부를 순찰하며, 화재나 도난 등을 감시하는 것이 그의 의무.



어느 복도든, 어느 방이든 지금은 작은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정적, 그 자체다. 그의 발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밑 창이 고무로 된 구두를 신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각또각 하고 구두 소리가 나면 자신도 어쩐지 으스스해지고, 



수상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소리를 듣고 숨어버릴 수도 있기 때 문이다.





그러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갸우뚱거린다. 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난 것 같기 때문이다.

청년은 긴장했다 손에 경찰봉을 고쳐 쥐면서 몸을 잔뜩 움츠렸다. 소리는 여전히 계속됐다.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아니다. 기계가 내는 소리와도 다르다.







경계심과 호기심은 오히려 높아졌다. '도대체 무슨 소리지?'



그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너무나 의외의 광경이 그곳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많은 쥐들이 줄을 지어 가고 있었다. 



어디서 나온 지는 알 수 없지만 복도 구석을 수놓듯 줄지어 계단 아래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행렬은 이어졌다 끊어졌다 를 반복하며 계속됐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혼자 중얼거리다 손에서 경찰봉을 떨어뜨렸다. 



날카로운 울림이 퍼지며 그 소리에 놀란 쥐들은 흩어져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순찰을 마친 청년은 이 일을 보고 일지에 써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했다. 







그러나 매일 '이상 없음' 이라는 단조로운 보고도 지겨웠던 터라 결국 기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가 제출한 일지를 대충 훑어본 상사는 별일 아니라 는 듯이 평소처럼 도장을 찍었다.





청년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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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뭔가 시작된다. 이 도시에서, 혹은 더 넓은 지역에 걸쳐 무슨 일이 일어난다.



쥐가 화재나 수해를 예견하고 사전에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일찍이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렇게 민감한 동물이 실제로 일제히 이동하고 있다, 미래에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지진이나 해일? 아니면 더 무서운 전쟁일까?"







청년은 초조함을 느끼며 공포에 사로잡혔다. 사태는 중대하다. 



이대로 묵묵히 있을 수는 없다. 닥쳐오는 불행을 이대로 방관만 할 수 없다.



한시라도 빨리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동료들은 그를 상대해주지 않았다. 



청년은 머리를 쥐어 짠 끝에 낮 근무 외의 시간을 이용해 관청에 갔다







"쥐들이 대량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뭔가 일어날 것 입니다. 



진상을 조사해서 즉시 조치를 취해주세요"













하지만 어느 관청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쫓겨나면 쫓겨날 뿐...

청년은 포기하지 않고 이번엔 경찰서에 찾아갔다.



"빨리 경계 경보를 울려 주세요"



그러나 그곳에서도 반응은 냉담했다. 오히려 비웃음을 사거나, 체포 당할 뻔 까지 했다.

누구 하나 청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그럼 될 대로 되라지. 다들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야. 



둔감하고 무지한 저 사람들과 함께 운명을 함께 하는 건 사양이다.'



청년은 결심을 굳히고 머릿속에 떠오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우선 휴가를 내고, 가진 돈을 몽땅 털어 식료품, 소형 라디오, 손전등, 그 외 여행 용구를 구비했다. 



청년은 그것을 가지고 쥐의 행선지를 쫓기로 했다.



밤 거리를 걸으면서 하수도에 고개를 들이밀고 조사하기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가끔 경관이 말을 건다. 청년은 그때마다 적당히 얼버무려야 했지만 작업을 끝까지 계속했다.



살아남느냐 죽느냐 의 갈림길이 아닌 가! 더 이상 우물쭈물 할 수는 없다.





하수도를 따라 쥐를 쫓으니, 쥐들의 행렬은 마을을 벗어나고 들을 가로질러 나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숲을 빠져나가 어느 골짜기를 향했다.







쥐들을 따라 걸으며 청년은 안전 지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계속 나아갈 수가 없었다. 



장애에 부딪힌 것이다 철조망이 쳐져 있고 '출입 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입구가 어디일까 하고 주위를 돌아보니, 경찰이 입구를 지키면서 통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입구에서부터 호통을 치니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유를 알릴 수도 없고, 그는 포기 해야만 했다.



당장은 포기하지만 되돌아갈 생각은 물론 없다, 끝까지 가보는 거다.



그런데 왜 통행 금지일까? 청년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하나의 결론을 얻었다. 



역시 재난이 들이닥친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린 일부 계층만 이 자신들의 안전만 도모해, 이런 외지로 피난 왔음에 틀림없다.



대중이야 어떻게 되든 그들에게는 아무 상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경찰 서장의 태도도 수상했다.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내 입을 막으려고 한 것이다.







청년은 발끈했다. 나도 살아남을 권리가 있다.

청년은 돌파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쥐와 달리 철조망을 간단히 뚫을 수는 없다.



그는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땅을 파고 철조망을 힘들게 빠져나갔다.



망을 보는 사람도 다행히 눈치채지 못했다.



주변의 풀숲에는 쥐들이 모여 있는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재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참는 건 문제가 아니다.

흐릿한 어둠 속 저편에 오두막집 같은 것이 보였다. 







청년은 그 곳을 향해 걸으면서 소형 라디오의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이제 곧 닥칠 위기에 대 한 정보라도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쥐를 유도하여 한 곳에 모으는 초음파가 개발되어, 



이미 실용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뭐야, 그런 거였어? 저 오두막집 안에 그 장치가 있다는 말이잖아. 



실망하는 청년의 귀에 뉴스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려 주었다.







"...쥐는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도록 모든 계획은 비밀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공표해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쥐들은 한 곳에 모여 있고, 



이제 곧 녀석들을 소각 시킬 것입니다."













청년은 허둥대며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이미 재난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주위에서 뜨거운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출처: 티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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