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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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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생물 도시의 어느 큰 빌딩. 1층에는 상점가가 있고, 지하에는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있다. ​ 그 아래층은 주차장이고, 2층부터는 사무실로 쓰고 있다. ​ ​ ​ 낮에는 바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 차지만, 지금은 심야. 어둡고 아주 조용하다. 청년은 이 빌딩의 경비를 맡고 있다. ​ 정기적으로 내부를 순찰하며, 화재나 도난 등을 감시하는 것이 그의 의무. ​ 어느 복도든, 어느 방이든 지금은 작은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 정적, 그 자체다. 그의 발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는다. ​ 밑 창이 고무로 된 구두를 신고 있기 때문이다. ​ ​ ​ 게다가 또각또각 하고 구두 소리가 나면 자신도 어쩐지 으스스해지고, ​ 수상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소리를 듣고 숨어버릴 수도 있기 때 문이다. ​ ​ 그러다 ..
방해물 끼익...끼익... ​ ​마루가 삐걱거리는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캄캄한 방 안, 째깍 째깍 시계 바늘 소리가 들린다. ​ 끼익... ​ ​또 들렸다. 그 소리는 아무래도 방밖에 있는 복도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문을 바라보니. ​ ​ ​ "...어라?" ​ ​ ​ 자기 전에 닫아두었을 문이 몇 센티 정도 열려 있다. ​ ​ ​ "이상하네..." ​ ​ ​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천천히 문쪽으로 향했다. 문을 닫으려고 손잡이에 손을 댄 그때 ​ ​ ​ 끼익... ​ ​ ​ 똑똑히 들린 그 소리에 나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잡은 문 손잡이에서 슬며시 손을 떼고 문 틈으로 조용히 복도를 엿보았다. ​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복도. 거기에 무언가가 서 있었다. ​ 그 그림자가 천..
창고와 할머니 이 이야기는 2년전 갑자기 떠오른 내 유년의 기억이다 이것 때문에 친척들이 다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 나 - 친가에 있는 집에 창고가 있다 나는 그 안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나게 됐다 그러다 명절 때 마다 나는 몰래 그 창고 안에서 할머니와 함께 얘기를 했었다 할머니는 인사할 때 자기가 여기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고 나는 약속을 지켰고 이 일은 몇 년 동안 반복되었다 그런데 어느 해 부터 인가 기억이 없다 그 창고에 있던 할머니라는 존재조차 잊어버렸다 거의 8년 동안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이 잊고 있다가 제 작년에 갑자기 그 할머니 기억이 문득 나게 되고 추석에 내려가서 창고를 확인했다 그 할머니는 없었다 생각해보니 낯선 할머니가 우리 친가에 산다는 것도 이상했다 이 당연한 생각을 거의 십 몇 년 만에..
집은 잘 골라야한다 “집은 진짜 잘 골라야 한다, 너.” 이사할 계획이라는 나의 말에 그릇에 고개를 처박고 국밥을 들이키던 진수 놈이 한 말이다. 그래 그래,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김치를 자르는데 또 다시, 집은 진짜 잘 골라야 해, 하고 강조해온다. 평소에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우유부단하고 유들 유들한 녀석이 집 이야기만 나오면 정색을 한다. 이 것은 몇 년 전에 진수가 겪은, 그 집에서의 그 제법 오싹한 경험 탓일 터다. 진수와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같은 동네서 나고 자라 어릴 때는 나뭇가지를 들고 골목을 누비던 동료였고 좀 자란 후에는 동네 피시방에서 생과 사를 함께하는 전우가 되었다. 진수 녀석과 나가 놀 때면 진수의 아버지가 용돈을 두둑하게 쥐어주시곤 하셨다. 아저씨는 좋게 말하면 호..
시체가 걸린 소나무 삼촌은 아침마다 조깅을 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이 아침이지 사실상 해 뜨지도 않은 새벽에 조깅을 하셨는데요. 삼촌이 조깅을 하시는 코스는 아파트 단지 뒤에 있는 뒷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거였는데, 뒷산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했다고 합니다. 그날도 삼촌은 다름없이 조깅을 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한참 열심히 뛰고 계시는데 저 앞에 있는 소나무에 뭔가 하얀 게 보이더랍니다. 그래서 뭔가 하면서 가까이 걸어가는데 이게 보면 볼수록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던 겁니다 삼촌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신거죠. 저 나무에 있는 게 만약 귀신이라면 어서 도망가야 하는데 사람이 목매달고 자살한 거라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테니까요. 결국 삼촌은 두려움을 참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이 무엇인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
무섭기로 유명한 대만의 빨간 옷의 소녀 괴담(사진주의) 대만 빨간 옷을 입은 소녀의 저주, 사람이 사망한 곳에 나타나는 소녀 귀신 대만에서는 무서운 소녀 귀신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요. ​ 바로 '빨간 옷을 입은 소녀'의 저주 이야기입니다. 대만에서 전해지는 빨간 옷을 입은 소녀 귀신은 다른 말로 '마신자' 라고도 불리는데, '마신자'는 '아이의 형상을 한 귀신'이라는 뜻입니다. ​ 1998년도부터 2015년까지 대만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망 사건에 등장하는 빨간 옷을 입은 소녀 귀신 이야기로서, 실제로 대만에서 발생했던 실화입니다. ​ '마신자' 즉 빨간 옷을 입은 소녀는 다른 사람을 유혹해서, 그 사람의 영혼을 빼앗아가는 아주 무시무시한 귀신이며, 항상 빨간 옷을 입고 소녀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 그런데, 이 빨간 옷을 입은 소녀 귀신은..
바나나 할머니 부대 위병소 근무 서는 애들한테 들은 이야기 입니다. 시간은 한밤중이었대요. 새벽 근무라 오가는 사람도 없었고 사수는 부사수 세워 놓고 대충 졸고 있었다 합니다. ​ 그렇게 근무를 서는데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랍니다. 가까이에서 보니까 나이 많은 할머니라 암구호고 뭐고 간에 부사수가 철문 앞에 나가서 할머니한테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었습니다. ​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자기가 요 근처에 사는데 젊은 사람들 나라 지키느랴고 고생 많다고 바나나나 하나씩 먹으라고 바나나를 검정 비닐 봉투에서 꺼내 내미시더랍니다. ​ 이런 거 근무 중에 먹으면 안된다고 부사수가 말하니까 할 머니가 그래도 먹어달라면서 통 사정을 하셨다 합니다. ​ 부사수는 그래도 안된다고 달래고 달래다 지쳐갔는데 할머니는 막무가내였고요. ​ 그런데..
이끼가 자라는 집 난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철없고, 시끄럽고, 툭하면 울고... 보통의 사람들은 그런 것 마저 귀엽다며 좋아하겠지만, 나에게는 짜증 나는 광경일 뿐이다. ​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들을 싫어하는 내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이다. 말 그대로 이래저래 먹고살려다 보니 우연히 초등학교 교사를 하게 되었다. ​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싫긴 하지만, 그냥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견딜만 하다. 물론 열의는 없기에, 아이들에게는 교사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만을 이행할 뿐이다. ​ 미술 시간. 가족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다. 수업 시간 대부분 아이들이 각자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다른 수업보다는 훨씬 편한 과목이다. 계속 앉아만 있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인 교사로서의 의무는 이행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