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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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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다리저는 여자 처음에 넌 고르지 못한 발걸음 소릴 들을거야. ​ 스윽 ​ 또각 ​ 스윽 ​ 또각 ​ 그럼 넌 그녀가 네 뒤에 있다는 걸 알게 되지. 그녀의 왼쪽 구두 굽은 부러져 있고, 그녀는 걸음마다 그걸 땅에 끌지. 온전한 그녀의 오른발이 내는 뾰족한 또각 소리와 아주 대비될 거야. ​ ​ ​ "도와줘요" 그녀는 속삭여. 다급하고, 비통한 애원이야. ​ ​ ​ "제발, 전 다쳤어요. 도와줘요!" ​ 돌아보지마, 그때 그녀가 널 잡을테니. 도망치지마, 그래도 그녀는 널 잡을거야. 하지만 이번엔 더욱 고통스럽게 하겠지. ​ ​ ​ 어쨌거나 최소한, 이건 헛소문이다. ​ 모든 작은 마을에, 이런 이야기는 하나 쯤 있기 마련이다. 시골 지역의 괴담. 누구나 알고, 사실이라고 맹세한다. 왜냐고? 그들의 누이의 가장 친한 친..
[레딧] 욕조 속의 소녀(약혐) "욕조 속의 소녀가 누구에요?" ​ ​ ​ 네 살 배기 딸 제시카의 달콤한 목소리가 복도에서부터 물어왔다. 난 당황했다. 아이가 순진하게 인터넷에서 아무거나 누르다가 포르노 광고를 봐 버렸다고 생각했다. ​ ​ ​ ​"절대! 그거 클릭하지 마라, 아가야!!" ​ ​ ​ 난 소리치고, 싱크대 아래에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면서 이마를 부엌 수납장에 호되게 부딪혔다. 공포가 내 혈관에 아드레날린을 부어 넣었고, 난 거실로 뛰쳐 들어갔다. ​ 난 아이가 들고 있는 아이 패드에 이미 저속한 사진들이 떠올랐고, 제시가 눈을 크게 뜬 채 야한 사진들을 봐 버렸을 거라 예상했다. ​ 아내와 난 제시에게 태블릿을 주말에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해 주었고, 토요일 아침에 만화들을 보는 건 약간의 보상 같은 거였다. 우린 아..
[레딧] 당신이 지금 총을 가지고 글랜몬트 지하철 역에 있다면, 제발 날 죽여줘! 머리에 쏴주길 바래. 관자놀이에 대고 살짝 아래쪽을 향해 쏴줘. 총알이 내 측두엽 해마를 뚫기 전까지 가장 짧은 경로로 내 머리를 뚫고 지나갔으면 해. 내가 운이 좋다면, 총탄이 내 두개골을 찢어발기는 느낌을 몇 세기 정도만 느낄 수 있을 거야. ​ 끔찍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당신은 나한테 어마어마한 은혜를 베푸는 거야. 가능한 빠르게 머리에 총을 맞아 죽는 게, 다른 대안보다 훨씬 나은 일이니까. ​ 내 불행은 만 년 전부터 시작했어. 오늘 아침 10시 15분 부터 였지. 난 생동성 실험에 자원해서 용돈을 좀 벌려 했어. 난 소위 말하는 "건강한 실험군" 이었고, 개발중인 약을 먹어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맡았지. 이게 신장에 영향을 주는 약이기 때문에, 몇 번은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에..
[레딧] 설탕의 값 내가 어린 소녀였을 시절, 누군가 내게 장래 희망을 물어본다면 절대 '밥 굶는 예술가' 라고는 안 했을 거다. 아마 '공룡'이나 '우주 비행사' 같은 걸 얘기했겠지. 그리고 좀 커서 어린애들이 공룡으로 변하거나 뉴질랜드에서 온 까만 피부의 여자애들이 우주 비행사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후에는, '선생님' 이나 '간호사' 라고 말했을 것이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영어와 미술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점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십 대에는 이모가 동네 병원에서 청소부 알바 자리를 알아봐 줬다. 그때는 시급이 별로 나쁘지 않다고 여겨졌고, 해보니 내가 잘하는 일이기도 했다. 나는 청소하는 걸 좋아했다. 가끔은 폭풍 설사나 피 섞인 구토를 치워야 한다고 해도 말이다. 좀 하다 보니까 대부분의 냄새..
[레딧] 7살 짜리 딸과 나눈 기괴한 대화 “아빠, 아빠! 방금 좀비를 봤어요!" 부엌에서 차를 우리고 있는데, 딸이 후다닥 뛰어 들어오면서 외쳤다. 아이는 뒷문으로 거의 뛰어들다시피 들어와서 발이 꼬여 넘어질 뻔 했다. 난 주전자에서 끓는 물을 머그잔에 부으면서 힘겹게 돌아보았다. “오, 정말?” “네, 정말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고 엉망진창이었어요, 진짜 징그러웠어요, 아빠!” ​ 난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주전자를 내려놓고 우유를 집어 들었다. 정말이지 밤에 TV볼 때는 더 주의해야겠다. 로시는 밤에 몰래 계단 밑으로 내려오는 버릇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주엔 내가 워킹 데드를 보는 걸 몰래 같이 보았다. 그 다음부터 온통 좀비 생각만 가득한 것 같았다. 그게 진짜가 아니라고 계속 말해 주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어 보였다. “아가야, 우..
[레딧] 쇼핑몰에서 산타 알바를 했었는데, 어떤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 리스트를 보고 관두게 되었다. 오늘만 3번째로, 내 무릎에 앉은 아이의 엉덩이에서 뜨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난 이런 일에 기겁할 정도로 어리진 않았다. 첫 번째 오줌 방울이 산타복 안의 내 다리에 떨어져 옆으로 흘러내리려는 순간, 난 아이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 올린 뒤 의자 옆에 서게 하곤 나도 일어났다. 아이는 울기 시작했고 손으로 눈물을 훔치려고 하는 통에 자그만 손에 쥐고 있던 종이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봐, 작은 친구, 괜찮아" 내가 말했다. "이런 일도 일어나는 법이라구. 어머니한테 가서 씻겨달라구 하자" 나는 고개를 들었고 이미 저만치서 달려오고 있는 아름다운 금발의 여성을 보았다. 그녀는 양손에 쇼핑백을 한가득 안고 있었고, 아이의 울음, 아니면 아이 바지에 커다랗게 생겨가고 있는 오줌자국을 보..
[레딧] 우리 가족은 무한리필 뷔페를 운영한다. 손님이 2주째 나가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인도 음식 레스토랑을 차렸다. 거기서 난 우리 부모님과, 삼촌과 사촌인 에비와 산제이와 함께 일한다. 가게 문을 연 지는 여섯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출은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저 그런 수준이라는 건 과소 평가한거다. 매출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레스토랑은 인디아나주의 시골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영화 후시어즈에 나오는 장소를 그대로 현실로 꺼내온 듯 한 곳이었다. 마을이 설립될 때부터 같이 만들어진 주민들이 영업하는 오래된 레스토랑 단 하나만 있는 그런 종류의 마을이었다. 늙은 남자가 망사로 되어있는 모자를 쓰고 카운터에 앉아 블랙 커피를 마시면서 세상이 어떻게 엿같이 변했는지 투덜거리고, 새침한 웨이트리스가 소방차처럼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껌을 씹으면서 머그잔을 정리하는, 그런..
[레딧]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괴담 드라이브 스루 : 차에 탄 채로 주문을 할 수 있는 가게. ​ ​ ​ ​ ​ 난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말 그대로 정말 작은 마을이었는데, 어느 정도였냐하면 '트랙터를 끌고 일하러 가는 것'외에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 우리 반은 42명이었는데, 반 아이들과는 기저귀를 찰 때부터 아는 사이었는지라 모든 아이들의 이름과 성, 심지어는 가운데 이름(middle name)까지 댈 수 있었다. ​ 우리 마을에서 일어났던 일 중 가장 큰 일은 스타벅스가 생긴 것이었다. 스타벅스가 생긴 단 한 가지 이유는 우리 마을이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어서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부족한 머릿수를 채워주기 때문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신이 났고, 별로 볼 것도 없는 작은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