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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ROR

고양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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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어릴 적 살던 동네는 바닷가라 그런지 유독 고양이가 많았다고 한다.

동네에 들어가는 입구엔 성인 남성 네 명이 둘러싸도 모자란 커다란 나무가 있었는데,

항상 그 나무의 가지엔 고양이들이 앉아있어서 사람들은 그 나무를 고양이 나무라고 불렀다.

고양이들은 마을에 직접적인 해는 끼치지 않았지만,

당시 마을의 주 수입원이던 건조 생선들을 자주 건드렸던 터라

마을 사람들은 고양이가 너무 많아진다 싶으면

가끔 못쓰는 생선에 약을 발라서 고양이의 숫자를 줄이곤 했다고 한다.

그런 어른들의 방식에 영향을 받았던 건지 개구쟁이였던 우리 아빠와 그 친구들은

어느 날 고양이 사냥에 나서겠다며 나뭇가지로 만든

조악한 창과 돌멩이 몇 개를 들고 동네를 들쑤시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고양이는 정말 재빠른 동물이다.

어설픈 어린아이들의 손길 따위는 눈을 감고도 피할 정도였고 아빠와 친구들은

번번이 사냥에 나갈 때마다 사냥에 실패하는 쓴 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유난히 파도가 높아서 배가 뜨지 못할 정도로 나쁜 날씨에도

아빠와 친구들은 고양이 사냥에 나섰다고 한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우중충하던 날씨 탓에 평소엔 골목 골목 잘 돌아다니던

고양이들도 다들 집에 숨어있는 건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허탕 치고 돌아가던 도중, 막다른 골목의 한 쪽 구석에서

빛나던 한 쌍의 눈동자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자 속에 있었고 날씨도 우중충한 터라, 그 검정 털을 가진 고양이를 볼 수 있던 건,

정말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조용히 친구들에게 손짓하며 아빠는 포위망을 짜기 시작했고,

보통 때였으면 바로 도망치기 바빴던 고양이는 왜 인지 그 자리에서 꼼짝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 당시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던 아빠는 어느 정도 거리가 좁혀지자

손에 들고 있던 돌멩이를 던졌고, 돌멩이는 직선으로 날아가 고양이의 머리에 직격 했다고 한다.

그 순간

아빠는 물론 친구들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죄책감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는데 당시에 어렸던 아이들이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그 죄책감이라는 기분은 한순간도 가만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던

개구쟁이들의 몸마저 굳어버리게 했다고 아빠는 그 당시의 심정을 말했다.

그때, 한참을 비틀 대던 고양이가 그제야 정신을 차린 건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담을 넘어 도망치기 시작했고 아빠와 친구들은

고양이가 몸을 움직이자마자 찢어질 듯 눈을 크게 뜨곤 서로를 쳐다봤다고 한다.

고양이가 비틀 대던 자리에는...

방금 태어난 듯

빨간 핏덩이 같은 작은 무언가가 꿈틀대고 있었다고 한다.

고양이가 움직이지 않던 이유는 아마 그 자리에서 출산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확인해본 그 핏덩이들은 정확히 아빠와 친구들의 숫자와 같은 4마리.

아빠와 친구들은 떨리는 손으로 새끼를 보듬어 들고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부모님들께 방금 있었던 이야기를 말씀드렸고

부모님들은 고양이를 좋아하시진 않으셨지만 혹여나 완강한 반대가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그리고 아이들이 저지른 잘못에 조금이라도 보상하자는 마음에 고양이를 키웠다고 한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르고 아빠가 키우는 고양이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눈과 발바닥을 빼면 온통 검정색이었고

마치 처음부터 집 고양이로 태어난 양 사람을 정말 잘 따랐다고 한다.

그런데, 고양이가 4개월 정도 됐을 때부터 고양이를 대리고 동네 산책을 한번씩 하게 됐는데

한참 잘 돌아다니다가 마을 앞에 있는 고양이 나무만 지나갈라 치면

고양이가 갑자기 털을 세우며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나무를 보고 울어 댔다고 한다.

아무래도 고양이를 키우고 마을에도 고양이가 많다 보니

고양이 우는 소리는 지겹도록 들어왔는데 그 소리는 뭔가 달랐다고 한다.

아빠가 진정 시키려고 고양이를 잡을라 치면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녀석인데

발톱을 세우며 뻗어진 손을 할퀴려 하고 아예 접근조차 못하게 하는 통에

별 수 없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서럽게 울어 대던 고양이가

한번씩... 한번씩... 자신을 쳐다보곤 했다고...

 

 

 

 

그렇게 한참 동안을 울어 대던 고양이를 여차저차 달래서 집에 데려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말짱해졌다고 한다.

 

물론 고양이라는 동물이 워낙 변덕이 많은 동물이라

한 두 번이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는데 고양이는

항상 고양이 나무 앞을 지나갈 때마다 똑같이 행동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빠네 고양이만 그런 게 아니라 그날 친구들의 고양이도

고양이 나무 앞만 지나가면 서럽게 울었다.

게다가 고양이들은 형제를 알아보는 듯 친구네 집에 데려가거나

서로 마주칠 일이 있으면 서로 부둥켜서 털을 비비는 등 정말 살갑게 행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친구와 만나서 같이 산책을 하다 가도 고양이 나무 앞에만

지나가면 쌍으로 같이 그 나무를 보며 울어 대는 것이었다.

그런데 묘한 게 동네에 다른 고양이들은 그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늙은 고양이들 때문에 막상 그 나무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오히려 슬슬

피해 다닌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아빠와 친구들의 그 4마리만 그런 반응을 했다고 했다.

그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자 아빠는 할아버지께 그 이야기를 말씀드렸다고 한다.

할아버지도 역시 1년 전 사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그날 이후로 다른 동네 사람들과는 달리 손자가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기라도 하는 양 고양이들에게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할아버지 역시 뭔가 이상함을 느꼈고,

그 다음날 할아버지는 고양이 나무에 오르셨다고 한다.

장승처럼 나무에 앉아있던 늙은 고양이들은 할아버지가 멀찌감치 던져 놓은

잡어 몇 마리에 정신이 팔려있던 상태, 그렇게 고양이들을 옆으로 치워 놓고 할아버지는

그 나무에 조심스럽게 올라가기 시작하셨다.

아빠는 역시나 서럽게 울어 대는 고양이를 안고 밑에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얼마 올라가다 아빠에게 이리 와보라며 손짓을 했다.

아빠는 고사리 손으로 나무를 딛으며 할아버지의 맞은편에 올라갔는데

그렇게 올라간 나무의 기둥 어느 곳에 휑 한 옹이 구멍이 하나 뚫려있었다고 한다.

구멍의 크기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린아이라면

자칫하다 헛디뎌서 빠질 수 있는 정도?

아무튼 그렇게 구멍을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인지 아빠에게 집에 가서

손전등을 가져오라고 했고 그렇게 아빠가 가져온 손전등으로 비워본 그 구멍 속엔...

두개골이 깨져 있는 고양이의 뼈와 그 고양이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 털들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아빠는 기겁을 하며 그 나무에서 떨어지다시피 내려왔고

할아버지는 의외로 담담한 표정으로 뒤따라 내려오셨다.

그런데 그 순간

계속해서 울어 대던 고양이가 울음을 멈추고 아빠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집으로 돌아가고 내일 다시 나오자고 하셨고

다음날 할아버지는 조심스럽게 나무에서 뼈를 꺼내서

집 뒤편에 있던 작은 야산에 묻어주셨다고 한다.

그 이후로 고양이는 그 나무를 지나가도 울기는 커녕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혹시나 엄마 고양이를 묻은 작은 야산에 데려가도

그냥 뛰어놀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한다.

그 사건 때문인지 아빠는 내가 어릴 적부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항상 인지 시켜주시곤 하셨다.

정말 긴 시간이 지났지만 본인이 어릴 적 저지른

그 사건 때문에 아직 까지 마음 한 켠에 죄책감이 있다며 말씀하시는 아빠를 보며

나는 왠지 모르게 씁쓸한 기분이 들곤 했었다.

출처 - 괴담 유튜버 그와 당신의 이야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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